시오노 나나미, <전쟁 3부작 1 : 콘스탄티노플 함락, 2 : 로도스 섬 공방전, 3 : 레판토 해전>, 한길사.

시오노 나나미, <전쟁 3부작 1 : 콘스탄티노플 함락, 2 : 로도스 섬 공방전, 3 : 레판토 해전>, 한길사.

  저 아래에서 포스팅한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 아주머니의 전쟁 3부작. 사실 나온 것은 1980년대 중반이요, 번역한 것도 90년대 중반이니 꽤나 옜날 책이다.
  중2 때로 기억나는데, 정말 친한 친구가 하나 있었다. 그 친구는 역사 관련 분야에 미쳐있어서 집에 가면 책장에 거의 모든 면이 사학관련 책이요, 그 중에는 논문부터 읽기 쉬운 책까지 다 있었다. 그 집에서 하루 놀다가 심심해서 읽었던 책이 이 3부작의 1권 콘스탄티노플 함락과 3권 레판토 해전이었다. (지금 다시 보니 1권의 내용은 조금 기억이 나지만 3권은 새로운 책인 듯한 기분이 든다.)
  이렇게 접한 인연도 있거니와, 우리학교 서점 앞에서 또 책을 싸게 팔길래 이 참에 시리즈를 다 사버렸으니 이것이 지름 아니겠는가. 시오노 나나미 선생의 글에 흥미도 있어 책을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세 권은 각각 한 권씩 하나의 전투를 서술하고 있다. 제목에 딸린 부제 그대로 콘스탄티노플 함락, 로도스 섬 함락, 레판토 해전이 그것이다. 중세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면 알고 있는 전투들이다.

1. 콘스탄티노플 함락
  1453년 5월 28일, 29일에 걸친 마지막 전투로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었다. 콘스탄티노플 외에도 비잔틴 제국령이 매우 조금이나마 남아있었지만, 항전의 의미조차 없는 세력과 영토였기에 콘스탄티노플 함락을 비잔틴 제국의 멸망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마지막 항전을 하기 위해 비잔틴 제국은 온갖 힘을 다했다. 결과적으로 받아들인 동서교회의 통합의 대가로 교황청에서 병사를 지원받았으며, 만나기만해도 으르렁거리며 서로에게 협조를 하지 않던 두 앙숙 제노바인과 베네치아인들과도 함께 싸웠다. 그러나 이러한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스만 투르크의 술탄 메메드 2세에게 함락된다. 수많은 병력과 물자와 공성기 앞에서 그들은 삼중성벽과 우수한 해상능력으로 방어하지만 그마저도 실패로 돌아간다.
  이후, 거점을 미리 다른 곳으로 분산시켜 피해가 그나마 적은 편이었던 베네치아는 오스만 투르크와 비밀리에 협약을 맺어 기독교 국가들로부터 배신자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콘스탄티노플을 거점으로 상업을 하던 제노바 등 베네치아의 지중해 경쟁자들은 몰락하게된다. 동부 유럽은 차례차례 투르크의 지배하에 넘어가 이 지역의 암흑기가 찾아오게 된다.

2. 로도스 섬 공방전
  턱 밑에 붙어있는 혹처럼 오스만 투르크에 있어서 눈엣가시였던 로도스 섬의 성 요한 기사단. 이들은 투르크를 괴롭히며 자신들의 임무를 다하게 된다. 그들을 쫓아내기 위해 오스만 투르크는 조그만 섬 로도스에 5만 이상의 대병력을 투자하여 장미꽃 피는 섬을 피빛으로 물들게 하는 전투를 시작한다. 
  콘스탄티노플의 삼중 성벽이 대포로 무너지게 된 이후 유럽의 성벽은 형식이 바뀌게 된다. 높고 얇은 성벽에서 낮고 두꺼운 스타일로 바뀌는데, 이 형식의 선두주자였으며 가장 견고하게 지어진 성벽이 개보수 된 로도스 섬의 성벽이다. 이 성벽을 바탕으로 기사들은 병력의 차이로 봤을 때는 상상할 수 없이 오랜 기간동안 버텨낸다. 하지만 간간이 버텨오던 그들은 배신자와 성벽 책임자의 부상으로 무너지게 된다.
  전투에서 패배하고 로도스 섬에서 쫓겨난 성 요한 기사단은 이탈리아를 떠돌다가 몰타 섬에 정착하게 된다. 그리고 나폴레옹이 침략하기 전까지 몰타의 주인으로 남아있는다.

3. 레판토 해전
  목선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누면 범선과 갤리선으로 나눌 수 있다. 범선은 돛을 이용해 바람을 타고 항해를 하는 배요, 갤리선은 돛도 쓰지만 바람이 멎으면 노를 저어 항해하는 배를 말한다. 이 때까지는 전투가 함포사격이 아니라 적의 배 위에 올라서 육박전을 벌이던 시절이어서 승선인원이 많고 방향을 바꾸는데 유리한 갤리선이 전투에 주로 쓰이게 되었다. 레판토 해전은 이 갤리선이 주가 되는 마지막 전투로, 양측이 합해서 약 400척이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전투였다.
  이 전투의 승자는 베네치아다. 베네치아는 국가의 운명을 걸고 필사적으로 싸웠고, 그에 걸맞는 보상을 받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전투의 승리를 기점으로 베네치아의 국운은 쇠하게 된다. 이미 항해의 중심이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이동했을 뿐 아니라, 전투 이후에도 밀고 올라오는 투르크 세력을 막지 못하게 된다.

  이 세 사건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있었던 가장 중요한 전투 세 가지라고 꼽아도 무방하다. 혹자가 말하듯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됨으로써 중세가 끝났다고 할 정도로 콘스탄티노플 공방전은 중요한 전투 및 사건이었고, 중세의 잔해라고 할 수 있는 기사단의 세력이 급감하게 된 것이 로도스 섬 공방전 이후였다. 또, 베네치아의 마지막 화력을 보여주는 사건인 동시에 갤리선의 마지막 대규모 전투가 된 것이 레판토 해전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 세 전투를 모두 3인칭 소설의 시점이면서도 부분에 따라 여러 주인공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기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군의관, 함대 제독, 외교관, 이탈리아 귀족 출신 기사 등 여러 주인공이 등장한다. 수 많은 사료에 입각해 전투와 배후상황을 풀이해 나가면서도 책을 읽는데 딱딱한 느낌을 받지 않는 것은 간간이 들어있는 이러한 소설적 기법에 큰 영향을 받아서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역사를 '가볍게 접하되 심도 있는 역사서'라는 주제로 여러 책들을 집필한 것 같다. 역사를 공부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 책으로 접하기에 어렵다는 분들은 이 책들로 가볍게 시작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by 미리내 | 2007/05/25 02:24 | 책과, 책의, 책을 <감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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